RPA가 가져온 긍정적 변화

세계적으로 RPA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효과나 영향력에 관한 다양한 시장조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미 RPA를 경험한 회사와 담당자의 설문조사를 통해 RPA가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기술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캡게미니의 보고서 〈자동화 이점〉에서는 자동화가 비즈니스의 성과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을 발표했다. 자동화를 먼저 도입한 선두 그룹과 뒤따르는 후발 그룹으로 나눠 영향도의 차이를 비교했는데, 두 그룹 모두에서 회사 매출과 수익성은 높아지고 비용은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RPA를 경험한 담당자의 반응은 〈모든 노동자를 위한 로봇: 우리는 사람이 우선인 자동화에 대한 마음가짐을 준비하고 있는가?〉에 잘 나타나 있다. 이것은 시장 정보 조사 전문기관 IDC가 글로벌 회계 경영 컨설팅 기업 PwC와 RPA 솔루션 회사 유아이패스의 후원으로 2020년 10월에 발표한 백서이다.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의 19개 산업에서 최소 250명 이상 규모의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431명의 응답자와 인터뷰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RPA를 경험한 담당자의 구체적인 RPA 효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RPA의 사용은 당신의 조직에 어떤 혜택을 제공했는가?’에 대한 설문 결과다. 설문 응답자의 79%가 사람의 실수를 줄여서 업무를 다시 처리해야 하는 시간을 단축했다고 했고, 전체 프로세스의 효율성이 향상되었다는 의견도 79%로 매우 높았다. 동일한 수의 직원으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거나 직접적으로 인원을 줄일 수 있었다고 응답한 비중도 73%나 되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프로세스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는 데 RPA가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운 경우는 명확한 근거나 자료가 없을 때다. 판단 기준이나 결정을 뒷받침해주는 데이터와 자료가 있다면 확신이 생길 것이다. 반복적이고 가치가 낮은 업무를 로봇이 대신 수행해주어서 업무 시간이 절감된다는 것이 RPA의 가장 큰 효과이다. 이 설문을 통해 한 발 더 나아가 회사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 내용도 있다. RPA를 경험해보지 않은 직원들에게 자신의 업무 중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묻는 설문에 애플리케이션 간의 전환, 관리 업무, 데이터 준비, 정보 수집 등이라고 대답했다. 가치에 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대안이 없어서 수작업으로 처리한 것이지 방법이 제시되기만 하면 가치가 떨어지는 업무를 바로 로봇에게 전달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RPA의 효과를 물었을 때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던 것이다.

국내의 사례는 코로나19가 확산되었을 때 삼성SDS는 확산 지역 방문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빠른 대응과 조치를 위해 매주 일요일마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문진을 시행했다. 이것을 직원이 수행할 경우 휴일근무가 되었겠지만 자동화를 통해 비상 상황의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추가 근무는 발생하지 않았다. 휴일근무는 개인에게도 피곤한 일이고 회사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 RPA를 활용하면 기존의 조직에도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RPA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RPA의 역할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RPA를 처음 도입했을 때는 기존에 하던 업무를 그대로 대신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RPA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이해한 후에는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가치가 낮은 반복적인 자료 수집이나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검증 업무 등은 RPA가 하고, 사람은 분석하고 예측하거나 복잡한 예외 상황이 발생해 까다로운 대응이 필요한 곳에 역량을 집중하게 되었다. 또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을 업무 범위에 포함하는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여러 사례를 통해 RPA가 회사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제 RPA는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회사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회사에서 RPA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긍정적인 변화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