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기술 - RPA 업무자동화

지금 RPA는 왜 필요한가?

카트보이 2022. 10. 26.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 
2016년 3월은 구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떠들썩했던 한 해였다. 전 세계 바둑 랭킹 2위의 이세돌 기사가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와 총 다섯 번의 대국을 치른다는 기사가 났을 때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감히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길 수 있지? 그러나 결과는 4승 1패로 알파고의 승리였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충격과 반향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불과 5년이 지났을 뿐인데 이제는 AI가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역사적으로 보면 사회와 기술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점이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포스트코로나를 그 전환기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AI가 있다. AI가 개인용 컴퓨터만큼 우리의 일상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AI 기술을 배우자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영역까지 삶의 방식이 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점을 공유하고 싶다. 사회는 21세기를 지나고 있는데 20세기에서 익힌 방식 또는 20세기 교육에서 주입한 가치관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사회는 항상 변화하고 있다. 나도 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20세기를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영화와 같다. 부모 세대가 겪은 그 엄청난 희생을 토대로 얻어낸 성과는 명확한 논리로 무장되어 반론을 허락하지 않았다. 근면 성실, 회사에 대한 충성이 기업문화로 굳어져 개인의 삶보다는 회사 일이 우선시되었다. 나 역시 휴가 기간에도 회사에 일이 생기면 출근했고 가족들도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우리 세대를 포함해 지금 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성세대들은 ‘조금만 더 일해서 끝내자’, ‘조금 일찍 출근해서 끝내자’ 하는 업무 태도가 익숙할 것이다. 이러한 성실함이 아마도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하면서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던 비결일 것이다. 하지만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성실한 업무 태도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야근이나 조기 출근이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이 아닌 것이다. 업무 시간에만 일할 수 있다면 시간의 가치는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 업무 시간의 가치가 높아지면 하는 일의 가치도 높아야 한다. 흔히 잡무라고 표현하는 가치가 낮은 업무들은 사라지면 좋겠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야근이나 조기 출근은 사실상 이러한 잡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19를 빼놓고 2021년 이후의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 그 누구도 포스트코로나를 이야기하면서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근무 환경과 업무 방식을 강제적으로 경험하게 만들었다. 이제 재택근무는 자연스러운 근무 형태가 되었다. 9시에 사무실에 앉아 있지 않아도 업무 성과를 낸다. 영세 회사들도 한 번쯤은 줌을 사용해보았을 정도로 화상회의 시스템은 보편화되었다. 올해 업무차 만난 소규모 회사는 교대근무와 원격근무를 상시화해서 사무 공간을 줄이고 고정비용을 절감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화상회의를 해보니 어색함은 잠깐이고 출장 일정을 계획하거나 회의 공간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크게 느끼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이전에는 RPA와 관련한 세미나에 참석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관심 있는 세미나에 참가 신청을 하면 언제든지 온라인으로 참석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곳에서 함께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나의 일을 정의할 수 있고, 결과를 공유해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다. 

사회의 변화와 함께 기술의 발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회사의 혁신이 지금처럼 강조되는 시대도 없다. 회사들은 혁신을 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시도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는 직원 개개인의 업무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한다. 직원이 업무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근무제를 시도하기도 한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전면 시행되고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면서 개인의 시간을 희생하는 노동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삼성은 1993년에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발표하는 것에 맞춰 그룹 전체에 74제를 시행했다. 74제는 7시에 출근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조기출퇴근제를 의미한다.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지는 않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7시부터 9시까지 집중해서 일하고, 9시부터는 고객 응대나 관련 부서와 의사소통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당시에는 그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계속 수정되었지만,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한다는 기본 개념은 다른 기업에도 공유되었다. 최근에는 오전 10~12시, 오후 2~4시를 집중 업무 시간으로 정해 각종 회의와 개인 용무를 자제하고,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기 위해 회의실 예약제와 사용 제한 시간을 정해두는 회사도 있다. 직원들의 시간 활용도를 높이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공공기관과 금융회사들이 많이 도입한 매주 수요일 ‘가정의 날’도 이러한 시도 중의 하나이다. 가정의 날에는 직원들이 일찍 퇴근한다. 퇴근 시간이 되면 컴퓨터를 강제로 끄는 PC오프제를 도입해 조기 퇴근을 유도하는 회사도 있다. 그 결과 직원의 업무 만족도와 근무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74제 시행 당시 삼성그룹은 “자율출퇴근제 도입으로 직원들의 창의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후 4시 이후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회사는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좀 더 가치 있는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기를 희망한다. 노동 집약적인 산업에서 기술 주도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고 사무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 내에 많은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ERP로, 인사·재무·생산 등 전 부문에 걸쳐 자원을 관리해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CRM은 고객을 막연히 회사의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해 고객 맞춤 대응을 함으로써 신규 고객은 늘리고 기존 고객의 충성도는 높이기 위한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업무 자동화를 시도하고 있다. 회사 시스템의 단순한 사용이나 반복적인 업무에 RPA를 도입하는 것이다. 단순 업무를 처리하는 데 근무 시간을 보내는 것은 개인이나 회사 모두에 낭비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로봇과 같은 비숙련자에게 할당한다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직원은 조기 출근이나 야근의 부담을 덜고 남는 시간은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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